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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삼매경

자본주의를 의심하는 이들을 위한 경제학

자본주의를 의심하는 이들을 위한 경제학
카테고리 경제/경영
지은이 조지프 히스 (마티, 2009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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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정말 새롭다. 철학을 하는 사람이 경제학을 논한다는 책의 내용을 보고 솔직히 경제학을 전공한 사람으로 굉장히 쉽고 깊이나 낮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 책은 결코 얇지 않다.

우파와 좌파에서 주장하는 경제학의 논점과 그 한계점을 경제학이론이라는 논점의 한계와 함께 정확하게 꼬집어낸다. 어쩌면 이데올로기의 두 부분 중 한 축이기 때문에 반대편에 비판적일수 밖에 없었던 한계를 정확하게 집어냄으로서 서로에게의 부족한 점을 이해하도록 한다.

우선 우파는 이론적인 배경이 밀턴 프리드먼의 시카고학파로 인해 정통하고 깊은 배경을 가지고 거시경제학적 사고로 접근하고 있지만, 어쩌면 당연하다는 가정 속의 모형화로 인해 근본적인 오류를 집어내지 못하고 있다. 통화주의학파로부터 시작되어 이제는 주류경제학이 된 시카고학파의 경제학이 자연발생적이라고 생각하는 자본주의의 발생과 보이지 않는 손의 경제학은 사실 현실과의 괴리가 있고 진실을 설명하지 못한다. 어쩌면 이전에 내가 읽은 야성적 충동에서 이야기했던 케인즈의 인간의 비합리적인 행동을 주류경제학, 즉 우파에서는 설명하지 못함을 꼬집고 있다. 철학자가 이런 이야기를 하는 것에 대해 솔직히 놀랐지만 그리 새로운 주제는 아니었으므로 솔직히 감흥은 그리 크지 않았다.

하지만 인센티브라는 것이 경제학에서 모델을 만들기 위해 인위적으로 상용되고 있음을 이야기하고, 이어서 현실적이지 못한 경쟁의 무조건적인 긍정적 사고는 문제가 있음을 꼬집어내는 것은 경제학자보다도 합리적인 사고라고 할 수 있다. 더 깊이 있고 이론서를 이론적으로 접근한 방식은 정말 명확하고 논리적이라고 할 만하다.

요즘 MB정권에서 감세정책 등으로 소비를 진작하고 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나 이는 국내 소비주체의 이전을 뿐이지 실질적으로 소비주체들에게 승수효과를 부여하지는 못함을 논리적으로 이야기한다. 마지막으로 공공경제학에서 말하는 도덕적 해이에 대한 문제를 개인의 책임이라고 치부해버리는 지극히 우파적인 해법은 시장주의의 한계를 극명하게 드러내는 이야기라고 하겠다.

반대로 이 책은 비도덕적이고 부패한 우파에 비해 논리적이지 못하고 이론적 근거가 부족한 좌파의 무분별한 선동적인 생각에 대해서도 일침을 가한다. 시장이라는 합리적인 모형은 가격을 만드는 그 자체의 문제에 대해서는 분명히 논리적이고 현실적인 모형이다. 하지만 좌파는 인위적으로 가격을 내리고 공정무역에 대한 논리를 폄으로서 합리적으로 설정되어야 할 시장가격의 논리를 부정한다. 이는 자연스러운 결과를 무논리로 부정하는 것일 뿐, 전혀 현실적이지 못한 이야기이다. 임금평등에 대한 이야기와 부의 분배에 대한 이야기도 분명히 경제학적인 오류를 잡아내는 좌파 철학자의 합리적이고 명확한 양심의 주장이라고 본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어쩌면 현실과 동떨어진 경제학이라는 범주를 제 3자의 관점에서 합리적으로 현실화하자고 이야기한다. 어쩌면 경제학은 그 탁월한 모형과 현실 설명력이 정치와 이데올로기와 엮이면서 문제를 발생시키게 되는 것이라고 말하는 것 같다. 굉장히 신선하고 현실적인 책이므로 두고 볼 만하다.
자본주의를 의심하는 이들을 위한 경제학 - 10점
조지프 히스 지음, 노시내 옮김/마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