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콤 글래드웰 지음, 선대인 옮김/21세기북스(북이십일)
솔직히 이 책 맨 처음 읽으려고 아내를 졸라서 구입할 때는 별로 첫 인상이 좋지 못했다.
이유는 내 페북 친구이신 한기호 선생의 글들 때문이었다.
* [한기호의 다독다독]말콤 글래드웰 선생님께_경향신문 오피니언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401272035025&code=990100
3년 전에 책장사를 접고 이제는 신발 장사를 하는 사람이라 소개하고 다니지만
내 10년 친정이자 아내의 현업인 책 장사의 안 좋은 단면을 여실히 보여주는 계기인 것 같아 그 매개가 되는 이 책도 덕분에
별로 안 좋은 선입견을 가지고 대하게 되었다.
그리고, 책을 완독한 지금 시점에 이 책에 대한 내 개인적인 느낌은 한마디로 "대다나다!" 이다.
한기호 선생은 실용서라고 표현했지만, 자기계발서라는 입장에서 접근했던 나는
책이 중간을 넘어가면서 마치 미국의 진보좌파 학자인 "하워드 진"의 "살아있는 미국사"를 읽는 느낌을 가지게 되었고,
후반부에 들어서면서 내가 신앙서적을 읽고 있거나 적어도 "윌리엄 폴 영"의 "오두막"을 읽는게 아닌가 하는 착각이 들었다.
마지막은 프랑스판 "쉰들러리스트" 혹은 "죽음의 수용소에서"로 끝냈지만 말이다.
내가 아직 말콤 글래드웰 선생의 책을 제대로 읽어본 적이 사실 한번도 없었다.
실용서 맨날 읽어봐야 그 얘기가 그얘기고 스토리의 힘이나 맥락이 단편적이고 깊이가 얇아 읽는 재미가 떨어진다는 게 나의 개인적인 관점이었고, 이 책을 읽기 바로 전전에 읽은 세스 고딘의 책도 거의 그 테두리 안에 들어간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 책은 정말 재밌게 봤다.
실용서라는 테두리에 이런 책을 넣을 수 있나 싶다. - 나는 한기호 선생님 편임 ㅋㅋㅋㅋ
사실 책 첫 부분에 등장하는 다윗이 골리앗을 이기는 법은 매우 상투적이다.
정설에는 묘사되지 않았으나 사실 세밀하게 들여다 보면 상대를 이길 만한 요인과 노력이 있었다는 구태의연한 전개 말이다.
이카루스 이야기란 아주 비슷한 앞부분... 헐....
하지만!
말콤 선생은 책의 중반부 확장 전개 단계에서 이야기를 끌어가는 힘이 대단했다.
사회적 약자 "언더독"이 강자를 이기는 점을,
실용서 독자들이 와꾸로 잡고 있는 기업이나 경쟁시장환경의 프레임에서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사회전반으로 확대하고 역사적인 이야기로 전환하여
사회 지배 계층이나 권력을 휘두르는 기득권층의 한계(여기서는 힘의 한계라고 말한다.)
그들의 프레임의 경계를 벗어나는 시점에서
다윗은 승리할 수 있고 거기서 혁신과 사회변화가 이루어질 수 있다는 그 점!
그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다.
(오호!! 실용서는 가질 수 없는 확장성!)
더불어, 사회적인 테두리 안에서 소통하기에 부적합할 수 있는 비범함 혹은 비대칭성을 가지고 있는 약자나 아웃사이더들이 해낼 수 있는 특출난 능력, 그리고 그보다 더 중요한 그들의 의지와 목적의식이 세상을 어떻게 변화 시킬 수 있는지에 대한 이야기도 재미있는 사례를 들어 설명한다.
세상의 약자로 태어나 약점을 나름의 방식으로 극복해내며 세상에서 밝게 빛나는 별이 되는 것.
이 것은 단순히 밝은 별의 이미지가 아니라, 저자의 마지막 말처럼
성장하면서 굵어지고 오늘도 그 자리를 굳건히 지키는 소나무와 같은 존재가 되는 것이다.
이 책 서평은 길게 쓸 이유가 없다.
깔끔하고 군더더기 없이 320페이지를 끌고 가는 이야기의 재미와 확장성, 그리고 세상을 보는 통찰력!
폭탄머리 말콤 선생님!
고마워요~! 이런 재미난 책 읽을 기회를 줘서..ㅋㅋㅋ
1월에 읽은 책 중 단연 으뜸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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