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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삼매경

[야성적 충동] 인간의 비이성적 심리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

야성적 충동
카테고리 경제/경영
지은이 조지 애커로프,로버트 쉴러 (랜덤하우스코리아, 2009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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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아는 경제학은 언제나 세련되고 매끈한 것들이었다. 너무나 고도화된 세련미는 언제나 도도하게 우리를 범접할 수 없도록 뽐냈고 이는 공학이라는 것이 융합되면서 금융공학이라는 도통 일반인들은 이해할 수 없는 것이 되어 버렸다.

하지만 현실에 도래한 여러 번의 금융위기를 보면서 우리는 무지하지만 무언가 잘못되고 있음을 넌즈시 느낄 수 있었다.
그렇게 빈틈없고 완벽해 보이는 과학적 사고의 결정체들이 왜 현실을 온전히 제어하거나 설명하지 못하는가?

이 책이 저술되기 시작한 명제이나 화두는 이 것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그리고 저자는 이러한 오류와 왜곡이 일어나는 원인을 역사상 최고의 경제사상가인 케인즈의 일반이론에서 찾고 있다. 바로 요즘 화제가 되고 있는 행동경제학이다.
"인간은 합리적인 사고를 하는 경제적인 존재"라는 전제가 얼마나 허구적이고,
현실을 설명하지 못하는 이론경제학의 가장 큰 오류의 근원임을 이야기하고자 한다.

경제역사 속에서 우리는 밀턴 프리드먼의 화술에 걸려들어 세계 경제학이 소위 말하는 통화주의학파의 표준경제학인 시장주의의 맹목적인 신념을 완벽하다고 받아들이는 현실에 문제가 있음을 알려주고 있다. 과거 밀턴 프리드먼의 라이벌이었던 폴 사무엘슨은 이를 느끼고 알고 있었지만 텔레비전과 같은 대중매체의 토론에서 그를 압도할 수 없었다. 왜냐하면 언변에 너무나도 능한 밀턴 프리드먼이 사람들을 이해시키는 만큼 연구중심의 어눌한 어조의 그는 그런 일을 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이로부터 시작된 이론경제학의 득세는 이기적이고 비이성적인 온전하지 못한 인간의 존재에게 합리적이고 경제적이라는 탁월한 존재성을 부여하고 이를 기반으로 세련된 생각의 날개를 활짝 펼치기 시작한다.

케인즈가 말한 "비이성적인 인간의 심리로부터 비롯되는 경제현실의 변화"를 부정한 것이다.
완벽하다고 믿는 '보이지 않는 손'을 맹신하기 시작한 것이다.
그리고 현실의 거시경제학 뿐만 아니라 금융시장의 권좌를 확고히 틀어쥐고 지내왔다.

이 책은 이러한 오류들을 바로 잡고자 한다.
가장 문제가 되는 화두로 1)자신감, 2)공정성, 3)부패, 4)화폐착각을 이야기하면서 표준경제학의 왜곡된 시선들을 바로 잡고자 한다.

1) 우리의 자신감이 불러오는 성장과 경쟁력의 문제와 반대의 경우 피할 수 없는 놀라운 두려움의 끝에 다가오는 불황의 늪.

2) 우리가 공정하다고 믿었던 것들이 얼마나 왜곡되어 있고 이러한 내용들이 인종차별의 역사(실제로 미국의 소수민족은 경제적인 시작점이 다르다는 인식이 너무 뿌리깊은 현실이다.)등의 예를 통해 드러나고 이는 결코 보이지 않는 손으로 해결할 수 없음을 알려준다.

3) 인간이 얼마나 부패한 존재인지 우리는 비이성적이고 극단적인 이기주의자가 될 수 있음을 현실에서 보여준다.이는 교환시장의 경제에서 이론적으로만 접근할 문제를 넘어서는 것이다.

4) 현실의 디플레이션과 효율성임금이론은 우리가 자산디플레의 경우에도 결코 명목임금을 삭감하지 않는 문제와 연결해서 보여준다. 물가와 실업율, 그리고 임금이 합리적인 인간들에 의해 일대일로 유연하게 변화한다는 이론은 전혀 현실성이 없는 이론이다. 보이지 않는 손의 표준경제학의 한계를 보여주는 것이다.

4가지 명제를 설명하기 위한 8가지의 예시로 경제불활이 발생하는 이유, 중앙은행이 실질적인 힘을 가지는 이유, 비자발적인 실업이 발생하는 이유, 장기적으로 물가상률과 실업률이 반비례하는 이유, 저축의 편차가 심한 이유,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높은 이유, 주택시장도 마찬가지인 이유, 소수계의 빈곤이 지속되는 이유를 제시하고 있다.

이는 결코 표준경제학인 주류에서 설명할 수 없는 것으로 야성적 충동이라는 핵심적인 설명이 있어 타당성 있는 설명이 가능하다.

이제 경제학은 이론에서 벗어나 등에 멍에처럼 메어져 있는 합리적이고 경제적인 인간과 보이지 않는 손의 전제를 던져버리고 현실로 들어와야 한다.
이 길만이 경제학이라는 학문에 우울한 관조에서 벗어나 발전할 수 있는 길이라고 본다.

인간에게서, 그리고 현실에서 근본을 찾지 않는 경제학은 이제 퇴조할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굉장히 트랜디한 경제학 서적이라고 볼 수 있다.

케인즈여~ 돌아오라~~~~~~ 

야성적 충동 - 10점
조지 애커로프, 로버트 J. 쉴러 지음, 김태훈 옮김, 장보형 감수/랜덤하우스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