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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삼매경

내 상처로 스스로 지은 집_오두막

오두막
카테고리 소설
지은이 윌리엄 폴 영 (세계사, 2009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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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사람들에게 존재할 수 있는 상처, 그 고통들을 치유할 수 있는 길을 제시한 책이다.
신앙서적이라 해도 좋을 만한 이 책을 읽으면서 나는 내내 전도연, 송강호 주연의 영화[밀양]의 이미지를 지울 수 없었다. 그 당시 영화를 보면서 느꼈던 불편하고도 야릇한 감정들이 이 책을 읽는 내내 되살아나 책의 내용과 겹쳐져 보였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자신의 감추고 싶은, 지우고 싶은 쓴 뿌리인 상처를 누구나 안고 살아갈 것이다.
그리고 그 상처는 자신의 의도와 상관없이 벌어지기 때문에 더욱 세상과 절대자인 신이 존재한다면, 그 신에게 원망스러울 수 있다.

오두막의 멕킨지, 그리고 영화 밀양의 전도연, 두 사람 모두 그런 쓴 뿌리 때문에 절대자에 대한 원망과 분노로 고통받고 있는 점이 공통된다.

하지만, 오두막은 밀양보다는 절대자인 하나님에 대해 촛점을 맞추고, 기독교적인 방식으로 치유의 방식을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있다.

영화 밀양이 대중에게 화두를 제시한다면, 오두막은 화두와 함께 작가가 주장하는 해결책 또한 마련해준다.
당초, 저자가 이 책을 쓴 목적 중 하나가 자신의 아이들에게 책을 읽혀 교육하기 위해서였던 것처럼 이 책은 기독교에서 이야기하는 삼위일체의 근거와 하나님의 사랑에 대한 내용을 풍성하고 깊이있게 담아내고 있다.

그리고 하나님의 사랑을 이해하는 것이 오두막이라는 고통의 장소에서 진행됨으로서 완전히 치유되는 해결책으로 제시하고 있다.

나는 모태신앙이지만 나이롱? 크리스천이기에 이 책을 읽으면서 다소 당혹하기도 하고 불편하기도 한 감정을 지속적으로 느껴야 했다.

하지만, 책이 중반을 넘어가면서 선과 악, 정의와 악의를 구분짓는 것 자체가 상황에 따라 발생할 수 있는 결과에서 비롯되고 절대선과 절대악이 인간들 사이에서 지속적으로 존재할 수 없다는 것을 공감하게 되면서, 비로소 하나님의 사랑에 대한 내용을 이해하기 시작했다.

우리가 알고 구분짓고 규정하는 잣대라는 것이 얼마나 제한적이며, 단지 우리의 지혜와 지식으로는 하나님의 사랑을 깊이있게 이해하기 쉽지 않다는 점도 다시 한번 느꼈다.

이 책은 정말 요즘 읽는 책 중 나에게 가장 깊이 있는 문제를 던져주고 있는 것이다.
관계를 통해서 이루어지는 사랑, 하염없는 사랑이라는 것이 무엇이고 이 것이 제시하는 우리 인생의 길이 무엇인지 저자는 책을 통해 주장하고 있다.

쉽지 않은 책을 읽었지만, 정작 책을 읽고 나서는 약간은 멍한 감정을 느끼게 되고 주저리 주저리 할 말이 없다.

대작이나 감동적인 영화나 글을 보고 할 말을 잃었다고 표현하는 것이 이런 때 나오는 이야기인 듯 하다.

두고 두고 읽어보고 느껴보고 싶은 책이다.


오두막 - 10점
윌리엄 폴 영 지음, 한은경 옮김/세계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