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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삼매경

[로쟈의 고공비행] 나는 생각한다. 고로 폭발한다.

로쟈의 인문학 서재
카테고리 인문
지은이 이현우 (산책자, 2009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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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쟈가 날 속였다.
저공비행이라고 나를 미혹하여 이 책을 읽게 만들더니 사실은 고공비행이었다.
요즘 인문학분야에 인기가 높아 나도 인문학을 기웃거리고 있는데 요즘 읽은 책 중에 가장 읽는데 어려움을 많이 겪은 책이 되고 말았다.

로쟈의 인문학적 소양때문인지 아니면 연구학자로서의 기반이 러시아와 동구권에 치우쳐 있기 때문인지는 사실 알 수 없었다. 그를 알기 위한 추가적인 노력을 진행하기에는 내 열정이 조금 부족했다고 해야 맞을 것이다.

대중에게 제법 인지도가 있는 기고자이자 블로거이신지라 일단 그의 서재로 다가간 나는 이전에는 만나볼 수 없었던 지젝이나 데리다, 그리고 벤야민과 같은 생소하신 분들과 처음으로 인사를 나누게 되는 좋은 만남의 장을 마련할 수 있었다.

특히 레닌과 러시아 그리고 처음 만난 지젝이라는 대중적 철학자의 생각과 느낌을 전해 들으며 새로운 생각의 골짜기에 내가 들어선 듯 하여 마냥 신기하고 재미있었던 것 같다.

자신을 괴물이라고 말하는 지젝의 자본주의와 사회주의에 대한 생각 그리고 레닌이라는 인물의 사상적 시도와 혁명의 역사적인 사실을 통해 역사가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한 철학은, 그 생각이 예수 그리스도와 사도 바울과 연계하여 한 맥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등가성에 대한 느낌이 나에게는 이전에 없이 새롭고 의미있게 다가오지 않았다 싶다.
 
사실 지젝읽기의 즐거움이 너무나 임팩트있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벤야민이나 데리다와의 만남은 다소 감흥이 덜했으나 그러나 나름대로 첫 만남의 의미는 있었다.

데리다가 주장했던 법과 정의, 그리고 니체와의 연결성에 대한 저자의 풀이도 나에게는 새로웠다고 할 수 있다. 법이라는 것과 정의라는 것의 가운데서 우리가 생각하고 지켜야 할 중심이 무엇인가를 생각하게 해주었기 때문이다.

초입부의 책과 영화읽기에 대한 저자의 풀이를 읽으면서는,
텍스트를 읽는 즐거움을 진지하게 느끼며 사는 로쟈님을 보며 나의 깊이 읽기에 대한 느낌도 다시 한번 생각해 볼 수 있었다.

마지막의 번역에 대한 내용에서는 다소 개인적으로 앞의 흥미에 대해 힘이 빠졌으나... ㅋㅋ
개인적으로 책의 여정이 너무나 길었던 탓이라고 생각한다.

이 책을 통해 진지하게 인문학에 대한 깊이있는 생각을 오랜 기간 할 수 있지 않았나 싶다.
생각이라는 것, 특히 책을 읽으면서 하게 되는 생각은 저자와의 개인적인 토론의 시간이라고 생각한다. 그러한 토론의 시간이 이번에는 너무나 길고 깊었기 때문에 흥미로웠고 유익하고 재미났던 것이다.

개인적으로 로쟈님께 굉장히 감사하게 생각하며 앞으로도 글이라는 것을 통해 나에게 많은 생각의 기회와 토론의 기회를 제공해 주었으면 한다.
로쟈의 인문학 서재 - 10점
이현우 지음/산책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