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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삼매경

리스크는 생각하고 준비하고 대처하기 나름이다.

리스크(위험 기회 미래가 공존하는)
카테고리 경제/경영
지은이 피터 L. 번스타인 (한국경제신문사, 2008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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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스크의 역사이자 재무관리의 역사를 한 권에 총망라해서 담은 책이라 할 수 있다.
이 책은 지난 해 처음 나온 책이 아니라 이전에도 나왔던 책인데 아마도 이번 전세계적인 금융위기를 타고 개정판으로 재출간된 것이 아닌가 싶다. 이전에 읽은 부의 재편의 경우는 책의 출간이 얼마 되지 않아서인지 세계 시장판세의 변화 및 충돌이 나의 호기심을 자극했다면 리스크라는 이 책은 조금은 원론적이고 학구적인 접근으로 리스크라는 관점에서 이론들의 역사를 차차 정리해 나가는 마치 역사소설을 읽는 듯한 착각이 들게 하는 호기심이 있다. 지적 호기심을 자극한다고 해야 하나? 그래서 500페이지가 넘는 책을 읽는데 비교적 지루함없이 처음부터 끝까지 책읽기를 진행할 수 있었다.

리스크라는 것이 지금은 재무관리의 관점에서 많이 거론되고 있으나, 사실은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의 문제가 아닌가 하는 것을 이 책을 읽으면서 들게 되었다. 어찌보면 중세시대 조용히 자기의 인생을 수동적으로 운명으로 받아들이며 살고 있던 우리들은 자신의 먹고 살 것만을 찾았으나 르네상스시대와 종교개혁을 거치면서 모험의 시대가 도래하게 되었고 사람들이 도시라는 것을 중심으로 모여서 생활하기 시작하면서 교류가 활발하게 진행되기 시작한 것이 리스크라는 것을 인간이 처음으로 생각하기 시작한 원인이 되지 않았나 싶다. 소유욕과 수치의 발달로 인간은 이전에는 생각하지 못했던 숫자체계와 0이라는 개념을 발견하기 시작했고 주어진 것 이외에 더 얻기 위해 사람들은 지혜를 짜내기 시작했다.

수학자들이 세상 모든 것들에 대해 수치화하는 연구를 시작하고 수치화한 것들을 바탕으로 과거를 가지고 현재와 미래를 예측하고자 하면서 사람들은 이전에는 미쳐 생각하지 못했던 질서와 통계에 대한 법칙과 이론들을 알아가기 시작하고 이를 통해 미래를 대비한 것이 지금의 리스크에 이르게 된 초석이 아닌가 이 책을 읽으면서 생각하게 되었다.

베르누이와 가우스, 그리고 가깝게는 마코위츠와 샤프까지 사람들은 통계라는 과거의 집합들을 가지고 미래를 예측하고 준비하고자 하는 연구를 계속해 나가기 시작했으면 투기자들은 이 리스크를 가지고 차익을 얻기 위해 각종 파생상품과 같은 개념들을 현실에 적용하여 세상은 그야말로 이전에는 보지 못했던 리스크의 시대를 맞이하게 되어 현재에 이르고 있는 것이다. 금융위기로 촉발되어 다시 화두가 된 리스크는 결국 과거의 질서를 기준점으로 삼는다면 공학의 테두리 안에서 우리에게 많은 도움을 줄 수는 있겠지만 그것이 우리 판단과 결정 그 자체가 될 수는 없다는 것이 이 책의 주장이라고 본다.

결국 필요한 것을 보고 과학적인 체계의 연구한 자료를 바탕으로 진정으로 결정을 내리고 리스크에 대처하는 것은 사람이라는 점이 이 책의 기나긴 항해의 끝이자 주장하는 바이다. 세상은 그만큼 질서이기는 하지만 혼돈이고 그렇다고 무턱대고 혼돈이 아닌 일종의 비슷한 질서 상태를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그 안에서 리스크를 이기고 승리하는 담대한 사람도 있을 수 있을 것이고 그 안에서 운이 없어 소위 쪽박을 차는 사람도 분명히 생길 것이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통계와 공학을 바탕으로 준비하고 이를 심리적인 왜곡에 휩싸이지 않는 통찰력으로 결정한다면 그 길이 설령 운이 없어 실수하는 경우가 생긴다 하더라도 우리에게는 좋은 약이 될 것임은 분명하다.

결국 인간이 살아가는 개인의 인생은 배운 것을 가지고 자신의 신념을 세상에서 실현하는 이야기 한편을 써내려 가는 것이라고 본다. 그것이 개개인의 성공스토리가 아닌가 한다.
리스크 - 10점
피터 L. 번스타인 지음, 안진환 옮김/한국경제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