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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관람기

대의를 위해 편법도 가능하다?

프로스트 vs 닉슨
감독 론 하워드 (2008 / 미국)
출연 프랭크 란젤라, 마이클 쉰, 샘 록웰, 케빈 베이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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론 하워드 감독. 그리고 캐빈 베이컨이 어떤 역이든 나오는 영화라는 점만으로 이 영화는 그 수준이 준걸작내지는
범상치 않은 영화라는 것이 분명하다. 썩어도 준치라는 말이 있지 않은가?
 
더욱이 영화의 소재 자체가 이제는 다소 진부하다고 느껴지는 리처드 닉슨의 워터게이트 이기는 하지만
1인 주연의 소재나 다큐멘터리가 아닌 데이빗 프로스트라는 이제는 영국 사교계의 대왕이 된 당시 평범한 토크쇼 진행자의 출세를 주 스토리 라인으로 삼고 있다는 점 자체가 조금은 색다르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게 했다.
 
오랜만에 보는 드라마스타일의 영화, 그리고 2시간 가까운 러닝타임에 다소 지루할 수 있을 것이라는 선입견도 가질 수 있으나 이런 스타일의 영화를 좋아라 하는 사람은 서서히 집중할 수 있는 영화이다.
 
 
이 영화의 주인공은 데이빗 프로스트지만,
어쩐지 인간적인 면모를 짙게 보여주는 쪽은 닉슨대통령과 케빈 케이컨이 맞은 수석보좌관이다.
 
시작 당시 호주의 대중오락 토크 쇼 진행자인 프로스트는 닉슨이 워터게이트로 사임하는 장면을 보고 그를 처음로 인터뷰하는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당시로는 엄청난 금액을 제시하며 닉슨쪽에 접근하여 계약을 성사시킨다.
 
초반의 다소 지루하고 다큐스타일의 진행은 약간?의 인내심도 필요로 하지만
닉슨과 프로스트의 대화를 통해 하워드 감독이 관객에게 제시하고자 하는 컨셉들이 보여지면서 영화는 흡입력을 발휘한다.
 
단순히 개인적인 부귀 영화를 위해, 평범한 토크쇼 진행자가 당시로서는 넘을 수 없었던 명예욕과 물욕을 넘어 진정으로 한 클래스 업된 사회계층으로 올라서기 위해 도가 지나치게 추진하는 욕망.
 
그리고 개인적인 정치욕구와 이미지 쇠신을 통해 재기를 원하는 닉슨의 물욕과 정치욕망.
 
이 두가지 욕망으로 성사된 인터뷰는 녹화횟수를 더해가면서 미묘한 인간들의 욕망에 대한 무모한 돌진을 생각하게 하고 마지막 워터게이트 테마의 인터뷰를 통해
 
"대통령은 대의를 위해 다소 합법적이지 못한 일도 할 수 있다."라는 닉슨의 말로 정점을 이룬다.
 
뭐 어찌보면 지루한 영화일 수 있도 전형적인 영화의 전개를 넘지 않는 클래식한 구도로 진행되는 것이 진부할 수 있으나 이런 영화를 본지 오래되서 그런지 제법 새롭다.
 
더욱이 정치라는 이미지 쇼들이 집중적으로 조합되는 현재 뉴스들을 보면서 이런 생각들을 다시 한번 하지 않을 수 없다.
 
어제 본 용산참사에 대한 의견들. 그 앞에서 벌어지는 각계 각층 이익집단들의 행사들....
이제 너무나 조작된 이미지로 뉴스들을 보게 되는 내가 부끄럽다...
 
인간 사는 세상이 욕망들의 분출구가 아닌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