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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삼매경

인간의 탐욕이 부르는 세상 종말의 노래

화폐전쟁
카테고리 경제/경영
지은이 쑹훙빙 (랜덤하우스코리아, 2008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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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이전에 내가 경제학도로서 자부하고 있었던 오만한 자세를 처음의 화두로서 완전히 뒤엎는 결과를 가지고 왔다.

그리고 작금의 시대에 대한민국의 국민들이 이 두꺼운 책을 너무나도 열심히 읽고 있음에 경의를 표하지 않을 수 없게 한 책이다.

 

이 책은 금융공학과 세계 경제학도들의 영원한 다윗왕인 듯 보이는 케인즈를 너무 초라하고 치졸한 인간으로 치부해 버린다.

이유는 이전 노동경제학관련 서적을 통해 읽을 수 있었던 많은 정치경제학의 논리가 있음을 역사적 증거를 통해 논증하고 있다.

 

이전의 나의 생각은 적어도 경제학이라는 지나치게 어렵고 과학적인 연구들이 정치라는 권력의 세력을 통해 발전했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이 책에서는 나의 이전의 배경지식을 완전히 뒤집는다. 물론 나도 존 퍼킨스의 경제저격수의 고백을 한국어판 출간 당시인 상당히 오래 전에 읽어낸 사실이 있지만 그 곳에 적힌 사실들이 기술적인 전문가의 경험에 의해 쓰여진 소설형식의 에세이이기 때문에 이 정도일 것이라고는 미쳐 상상하지 못했다.

 

하지만 막상 이 책을 통해 전체를 한번 둘러보고 나니 그 동안 내가 모르고 있던 사실이 너무나 많지 않았나 하는 생각에 다시 한번 나를 겸허하게 받아들이게 된다.  성경의 히스기야왕처럼 하나의 단편적인 사실을 발견하고 너무나 오만한 나머지 전체를 보지 못하는 현대 인간사회 속에서 나도 그렇게 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이 책의 표현들 중 하나 처음부터 눈에 거슬렸던 단어는 바로 국제 금융재벌이라는 것이다.

재벌이라는 표현은 흔히 우리나라의 문어발식 확장의 오너경영체제를 가리키는 제한된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과는 달리 진정한 재벌이라는 권력은 따로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자.. 그럼 각설하고 이 책에서 주장하는 바를 좀 논의해보자.

이 책에서

세상의 권력은 국제금융권력, 즉 금융재벌에 의해 좌지우지되고 있으며 이는 17백년대 후반의 나폴레옹전쟁시기를 거슬러올라간다고 말하고 있다. 그리고 그 때부터 시작된 로스차일드라는 한 가문은 자신들이 가지게 된 국제금융재벌로서의 막강한 초국가적권력을 영국을 비롯한 서유럽에서 시작해 유럽전체, 그리고 아메리카를 거쳐 태평양거쳐 일본에 까지 미치고 가여운 동남아시아까지 먹이를 삼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그리고 그들이 이용하는 방법은 다름아닌 화폐라는 수단이다.

이 화폐라는 것이 정말 대단한 것이라고 말한다. 과거 저축의 기준이 되고 평가의 기준이 되던 금과 은에서 금융재벌에 의해 파생적으로 탄생하게 된 채무차용증으로서의 화폐는 인간의 탐욕에 의해 세상에 빠르게 펴지고 달러라는 하나의 기축통화로 표준화되면서 전세계 사람들에게 차용증을 선사하고 있다. 그리고 이 차용증을 손에 넣는 사람들이 늘어갈 수록 우리는 국제 금융재벌인 로스차일드 가문에 영원한 채무를 지게 되는 상황에 놓이게 된다. 국제금융재벌은 전세계 사람들에게 이를 교묘하게 선전하면서 자신들의 노예로 만들어가고 있다. 그리고 각종 금융파생상품과 인플레이션을 통해 겉잡을 수 없는 올가미를 씌우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전세계의 그 과학적인 경제학자(특히 케인즈를 비롯한)들과 경제학도, 그리고 금융업 종사자들은 그들의 하수인이라는 말인가?

ㅋㅋㅋㅋ 씁쓸하네...

 

이 책의 저자인 중국사람은 중국이 다가오는 아시아의 용으로 승천하기 위해 지녀야 할 화폐와 금융정책을 나름대로 제시하고 있다. 금본위제도를 마련해서 절대적인 통화의 태양인 황금과 연동되어야 하며, 자본시장이 결국 개방되는 수순을 밟더라고 서서히 준비하여 대항할 능력을 키운다면 적절히 국제금융재벌의 공격을 방어할 수 있을 것이라는 내용이다.

 

내가 보기에는 이 모든 것이 결국 인간의 탐욕이 가져온 결과가 아닌가 싶다.

그리고 이 책은 나의 인생의 이유이자 종교적인 개념체계와도 굉장히 많은 부분 일치하기 때문에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책이었다.

인간의 탐욕으로 겉잡을수 없어진 신용사회의 개인채무는 결국 전세계 인간을 국제금융세력의 노예로 만들게 될 것이고 금융신용사회의 총아인 신용카드와 같은 것은 결국 인간의 몸 속에 어떤 형태로든 침투해서 인간을 돈, 혹은 채무에서 영원히 벗어날 수 없는 노예로 만들 것이다. 이 모든 것이 진행되게 되면 신약 맨 마지막 서에 나오는 모든 일들이 서서히 일어나지 않을까 하는 조금스러운 전망을 해본다.

 

환경이라는 주제가 대두되면서 다시 국제금융재벌은 새로운 소스를 만난듯이 전세계적인 여론몰이를 하고 있다. 국제 환경기금을 조성하고 이를 통해 새로운 돈벌이를 시작하고 있다. 또 하나의 개인채무가 국제적으로 늘어나는 것은 아닌지 싶다.

 

어쩌면 내가 너무 저자의 음로론적 논리에 빨려들어갔는지도 모르는 일이나 인생이라는 것은 결국 개인의 신념체계를 시간 속에 담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그 방법이야 어려가지가 있겠으나 나의 방법과 논점도 나름대로 가치가 있다고 본다.

 

이 시대가 얼마 남지 않은 만큼 정신을 올바르게 하고 나의 신념을 이루어가는 인생을 사는 것이 가장 중요한 것이 아닐까 한다.


화폐전쟁 - 10점
쑹훙빙 지음, 차혜정 옮김, 박한진 감수/랜덤하우스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