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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삼매경

[전자책의 충격] 대화를 원하는 책의 미래

전자책의충격책은어떻게붕괴하고어떻게부활할것인가
카테고리 정치/사회 > 언론/신문/방송 > 출판 > 전자출판
지은이 사사키 도시나오 (커뮤니케이션북스, 201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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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에 책을 많이 읽는 편은 아니지만
읽는 책에 대해서는 그 저자의 의도를 파악하려고 노력하고
나름 저자와 대화하려고 노력한다.

이 책은
책을 담는 그릇이 바뀐다는 제목으로 인해 요즘 많은 이들이 구입해서 보는 듯 했다.
내 주변에도 많은 사람들이 책을 구입해서 읽고 있다.
그래서 나도 나름 이 책을 읽고 난 느낌을 정리해 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책을 읽는 느낌과 나름의 생각을 가지고 다른 이들과 대화를 할 수 있는 준비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얼마 전 네이버 책서비스인 '지식인의 서재' 김제동씨 편을 의미있게 본 적이 있다.
내 기억에 의하면 김제동씨는
'책을 통해 저자와 대화를 할 수 있고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는 점이 독서의 의미'라고 이야기했다.

책은 대화다.... 이 책이 주장하는 바이다. 대화.. 그리고 맥락.

이 책을 읽고 나서 가장 나에게 다가 왔던 느낌은
책의 미래와 맥락(콘텍스트)의 의미이다.

동영상이나 다른 미디어매체들이 지난 백년간 우리 주변에 많이 나타났지만
오히려 활자문화는 이를 통해 더욱 발전하게 되었다고 저자는 말한다.
 
일본의 출판문화가 비록 쇠퇴일로를 걷고 있지만 컬러티비세대인 40~50대 연령층보다
20~30대 젊은이들이 반드시 책은 아니지만 활자를 더욱 많이 접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이제는 그 활자문화의 새로운 부흥을 이끌 하나의 매개체가 전자책이 되지 않나 싶다는 점이 드러나고 있다.
저자는 음악에 꽤나 조회가 깊은지 과거의 CD에서 음원으로 전환되는 과정을 통해 종이책에서 전자책으로 변화하는 과정을 비교해가며 나에게 공감대를 이끌어낸다.

구입해서 모으는 기호소비의 대명사였던 LP와 CD문화에서
음악 자체를 즐기며 자신의 프레임에 적합하게 맥락화하고 재구성하는 음원의 세계는
'엠비언트'라는 생태계 구성을 통해 변화하였다고 애플의 아이튠스를 통해 이야기한다.

이를 보면서 나는 개인적으로 과거 레코드 가게에서 내가 좋아라 하는 음악을 골라 재구성해서 공테이프에 20곡 가량의 녹음을 부탁하고 일정 금액을 지불했던 기억이 새록 새록 생각났다. 

그리고 음원으로의 변화과정을  레버리지해서 책의 재구성, 지식의 재구성을 이야기한다.
지식의재구성
카테고리 자기계발 > 성공/처세 > 직장처세술
지은이 이면희 (청년정신, 2008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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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의정원지식의거인다치바나다카시지식의괴물사토마사루2500년인류?
카테고리 인문 > 인문학일반 > 지식과학문
지은이 다치바나 다카시 (예문, 201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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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의편집공학
카테고리 인문 > 인문학일반 > 지식과학문
지은이 마쓰오카 세이고 (지식의숲, 2006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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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책의 편집, 지식이 재구성되는 과정을 읽어가며 과거 읽은 책 중 생각난 책은 3권이다.
마지막 권의 저자인 마쓰오카 세이고는 마루젠의 본점 마루노우치 안에 편집서가인 마쓰마루혼포를 구성하고 있는 편집공학연구소의 소장이다.

마쓰오카 세이고와 같은 편집자이자 설계자들이 하나의 화두에 따라 자신의 지식을 연결하여 책과 지식을 재구성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독자들은 그 편집된 지식과 대화를 나눈다. 이전에 알지 못했던 맥락의 표현이다. 책 버전의 공테이프 녹음이라고 할 수 있다. 우울한 아침에 읽고 싶은 책 같은 것 말이다. 

이 책이 여기서 저자의 주장을 멈추었다면 읽는 나는 꽤나 실망했을 것이다.
왜냐하면 전혀 상호작용이 없는 인터렉티브하지 못한 저자 혹은 편집자의 일방적인 대화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저자는 책의 미래를 이야기하고 있다.
책의 미래는 책을 통한 대화이다. 필자와 독자와의 대화, 그리고 책들을 재구성한 편집자와 독자와의 대화 말이다! ㅋㅋ

그리고 저자는 그 수단으로 소셜미디어를 제시한다.
소셜미디어라는 매개체를 통해 다양한 대화가 가능하다고 말한다. 그리고 인터렉티브한 대화가 곧 책의 미래라고 이야기한다. 이는 요즘 유행하는 단순한 트위터나 미투데이를 말하는 것이 아니다. 그 안에 들어가는 대화의 내용들을 이야기하는 것이다. 
그것이 바로 맥락(콘텍스트)이다. 책의 미래의 핵심인 것이다.

사람들이 이제 조금 친절한 책을 원한다. 답답하지 않고 편안한 책을 원한다.
고고하기만한 독신주의자 같은 책이 아닌 아내 같고 어머니같은 책. 내가 필요할 때 적합한 프레임으로 다가오는 책을 원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 수단으로 엠비언트와 소셜미디어를 제시한다.

저자의 주장은 어쩌면 책을 원하는 것이 아니다. 
활자의 미래를 이야기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편리한 활자 매체의 변화, 그리고 전자책... 
종이라는 틀 안에서 공간과 시간의 제약조건 속에 살아야 했던 책이 이제는 그 그릇을 벗어나려 한다.

그 동안 필요한 책을 찾아 우리가 다가서던 독서라는 행위가,
이제는 반대가 되어 책이 우리를 찾아 다가와 말을 건넨다.
나와 대화를 나눠 보자고 말이다.

전자책이 이러한 대화의 장을 제공할 수 있을까? ㅋㅋ 의문이다.
전자책의 충격 - 8점
사사키 도시나오 지음, 한석주 옮김/커뮤니케이션북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