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독서삼매경

[지성에서 영성에서] 어느 무신론자의 기도를 보며


지성에서 영성으로
카테고리 시/에세이
지은이 이어령 (열림원, 2010년)
상세보기

2년 반 전인가, 내가 출석하던 주일 대예배 시간에 담임목사님께서 주일 설교 말씀 중에 이어령 박사님의 세례 소식을 전했다.
당시에는 국민일보와 동아일보의 기사를 예로 들며, 우리 나라 최고의 지성 중의 한 분인 이어령 박사가 자기 딸의 기도와 간구 속에 주님을 영접하는 모습이 놀랍고 은혜롭다며 이야기했던 기억이 꽤나 오랜 기간 나의 뇌리에 남았다.

그리고 햇수로 3년이 되는 2010년.
인터넷교보문고 메인페이지에서 그 글들을 다시 적은 책을 만났다.

"지성에서 영성으로"

종교. 특히 믿음이라는 것이 굉장히 개인적인 감성과 감동으로 인한 것인데,
우리 나라 최고의 인문가요 무신론자로서 세상에서 이름을 높였던 그 분이 회심함으로 인해 세상의 바라보는 관점과 이슈가 이렇게 많이 변화하는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또한, 이런 이야기, 즉 자기의 속내를 남에게 드러내기 정말 쉽지 않은 결정이 아니었겠는가, 하는 생각이 든다.
교회에서 개인적인 간증을 하는 것은 많이 보게 되지만, 이는 같은 믿음과 신념을 지닌 사람들 사이의 이야기이고
일반적인 우리, 즉 세상에서 많은 파급력을 가지는 인문학자가 어쩌면 자신의 신념과 다른 길을 걷게 되는 개인적인 느낌을 적어내는 것은 정말 용기있는 결정이기 때문이다.

이 책은 가족의 이야기이다.
적어도 나에게는 그렇다. 이교수님이 예수님을 영업하기 까지의 3년의 개인과 가족의 기록을 이야기한 책이다.

어쩌면, 각색하고 편집하여 한 가지의 이야기로 정리할 수 있었던 방법을 찾지 않았다.
개인과 가족의 기록이고 개인적인 감동과 회심의 기록인 만큼
그 기록들의 이야기는 개인의 일기와 인터뷰, 그리고 강연의 시간적인 구성으로 이야기한다.

그 이유는 무엇인가
나는 책을 읽어내는 동안 곰곰히 생각해 보았다.
그 당시의 느낌을 가감없이 진실하게 전하고 싶은 생각이 아니었다 싶다.

70 평생을 무신론자로 사신 명망높은 어른이
때로는 아이같고 때로는 방황하는 청소년같은 느낌을 진실되게 표현하고 하나님을 향한 나름 조심스런 회심의 감정을 이야기하고 있다.

그 속에서 혈육이라는 것, 세상의 딸의 아픔에 대한 아비의 감정들,
아파하는 딸과 손자에 대한 아비로서의 간절함들이 글 속에 가감없이 진실되게 적혀 있다.

책을 지하철에서 읽으며 그 진실됨에 눈시울이 빨갛게 올라오기도 했다.
글의 마지막 편에는 갑자기 세상을 떠난 첫 손자의 이야기를 들으며 같이 가슴이 아팠다.

세상을 사는 우리, 크리스천이라는 믿음의 공감 속에서도 인간이라는 세상의 잣대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따로는 가장 중심에 놓아야 할 것을 잊고 세상의 제도 속에 나 자체를 맡기고 흘러가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결국 세상을 살아가는 내가 가져야할 사랑은 하나님의 사랑이며, 가족의 사랑이 아닌가 한다.
구약에서 이야기하는 열개의 계명인 십계명, 즉 하나님의 사랑과 가족의 사랑을 중심에 가지고 살아가는 것이 가장 기본적인 것이 아닌가 한다.

책을 읽고나서 책이야기보다는 내 느낌을 이야기한게 아닌가 싶네..ㅋㅋ

내가 가장 좋아하는 이어령선생님의 느낌을 읽을 수 있는 책이어서 너무나 좋았던 것 같다.

지성에서 영성으로 - 10점
이어령 지음/열림원